
2027년까지 사회복지 제도 일곱 가지가 단계적으로 바뀝니다. 제 주변에 65세가 넘은 장애인 가족이 있는데, 나이 한 살 차이로 활동지원 서비스 시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현실을 곁에서 지켜봤습니다. 그 경험이 있어서인지 이번 개편안을 읽는 눈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가운 내용이 많지만, 꼼꼼히 따져보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요양병원 간병비와 상병수당, 달라지는 건강보험 적용 범위
일반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치료비보다 간병비가 더 무섭다고들 합니다. 제 경험상 이건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주변에서 노부모를 요양병원에 모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 달 간병비가 10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지금은 이 비용을 환자와 가족이 사실상 전액 부담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2026년부터 의료와 간병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요양병원 환자를 대상으로 간병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건강보험 적용이란 국가가 의료비의 일정 비율을 부담해 환자 본인이 내야 할 금액을 낮추는 구조를 의미합니다. 모든 요양병원이 한꺼번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선정한 의료 중심 요양병원에서 의료와 간병 필요도가 높은 환자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며, 현재 전액 본인 부담인 간병비를 약 30% 이내로 낮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상병수당 제도화도 주목할 만한 변화입니다. 상병수당이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일을 쉬게 된 근로자에게 소득의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아파서 일을 못 하는 동안 생계가 끊기지 않도록 국가가 일정 금액을 대신 채워주는 장치입니다. 현재 일부 지역 시범사업에서는 정액제(하루 49,540원)와 정률제(평균 임금의 60%, 하루 최대 68,100원) 두 방식으로 운영 중이며, 정부는 2027년 정식 제도화를 목표로 추진 중입니다(출처: 보건복지부).
장애인연금 수급 대상 확대와 산정특례 본인부담률 인하
장애인연금은 중증 장애인의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제도인데, 지금까지는 장애 1급·2급 및 상급 중복 장애인에게만 지급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2027년부터는 단일 상급 장애인도 수급 대상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단일 상급 장애인이란 두 가지 이상 장애가 겹치지 않더라도 하나의 장애 등급이 상급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에서는 2027년 시행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정확한 월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장애인연금 특성상 매년 1월부터 새 기준이 적용되는 관행으로 볼 때 2027년 1월 시행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상급 장애인이라고 해서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 18세 이상이어야 하고, 본인과 배우자의 소득인정액이 선정 기준 이하여야 합니다. 2025년 기준 단독 가구 월 140만 원, 부부 가구 월 224만 원이 그 기준선입니다. 소득인정액이란 실제 소득뿐 아니라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까지 합산한 수치로, 이 기준을 넘으면 수급 자격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희귀 질환과 중증 난치질환을 앓는 분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산정특례 제도를 통해 현재 입원비와 외래 진료비의 10%만 본인이 부담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 비율을 앞으로 단계적으로 더 낮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산정특례란 치료비 부담이 큰 특정 질환 환자에게 건강보험 본인부담률을 대폭 줄여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또한 희귀 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기존 240일에서 100일로 단축해 신약을 더 빨리 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포함되어 있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장애인연금 수급 대상: 기존 1·2급 + 상급 중복 → 2027년부터 단일 상급 장애인까지 확대
- 소득인정액 기준: 단독 가구 월 140만 원, 부부 가구 월 224만 원 이하(2025년 기준)
- 산정특례 본인부담률: 현행 10%에서 단계적 인하 예정
- 희귀질환 치료제 건강보험 등재 기간: 240일 → 100일로 단축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완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의 빗장이 열린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이미 폐지됐다고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직접 사례들을 살펴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정확히는 '크게 완화'된 것이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닙니다. 부양의무자 기준이란 수급 신청자의 부모나 자녀 같은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본인의 소득이 아무리 적어도 생계급여나 의료급여를 받지 못하게 하는 조건을 말합니다. 현재는 부양의무자의 연소득이 1억 3천만 원 초과이거나 일반 자산이 12억 원 초과인 경우에만 제외됩니다. 그 아래라면 여전히 부양의무자 소득과 재산이 수급 여부에 영향을 줍니다.
정부는 2027년 하반기부터 중증장애인의 생계급여에 한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중증장애인 본인의 소득과 재산 기준만 보고 지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부모나 자녀의 재산이 많다는 이유로 탈락하는 일이 사라집니다. 제가 직접 봤던 사례 중에 부모님 명의 집 한 채 때문에 생계급여를 받지 못하던 중증장애인이 있었는데, 이런 경우가 앞으로는 해소될 가능성이 생긴 겁니다.
의료급여 쪽은 조금 더 시간이 걸립니다. 2027년부터 의료와 돌봄 필요도가 높은 수급자를 중심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완화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소득·재산 기준과 시행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과거 생계급여 완화 과정을 참고하면 중증장애인, 노인, 한부모 가정 순서로 우선 적용되었던 패턴이 있었는데, 의료급여도 비슷한 흐름을 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건 제 예측이고, 실제 발표가 나와봐야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65세 복지 절벽과 활동지원 서비스 선택권 확대
65세 복지 절벽이라는 표현을 처음 들었을 때는 다소 과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제 주변에서 직접 겪는 현장을 보고 나서는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활동지원사가 이동·외출·일상생활 등을 함께 도와주는 서비스를 말합니다. 그런데 만 65세가 되면 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는 대신 노인 장기요양보험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하고, 이후에는 장기요양 서비스로 전환됩니다.
문제는 서비스의 내용과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노인 장기요양 서비스는 주로 가정 내 식사, 청소, 위생 등을 지원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반면 장애인 활동지원은 외출과 사회활동까지 함께하는 광범위한 지원이 가능합니다. 제가 곁에서 지켜본 가족의 경우, 65세가 되던 해에 하루 이용 가능한 지원 시간이 눈에 띄게 줄었고 외출 지원이 사실상 끊겼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이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정부는 2027년 7월부터 만 65세 이후에도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서비스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이동의 자유와 사회 참여 기회가 줄어드는 구조적 모순을 손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선언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 예산과 인력 확보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추가로, 올해 7월부터 췌장 장애가 법정 장애 유형으로 새롭게 추가됐습니다. 췌장이란 인슐린을 만드는 기관으로, 췌장 기능 이상으로 혈당 조절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이제 장애인으로 등록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법정 장애 유형은 기존 15개에서 16개로 늘었습니다. 하루 여러 차례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거나 인슐린 자동주입기를 사용해야 하는 분들이 해당될 수 있으니, 치료받는 병원이나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해 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언제부터 어떻게 받을 수 있나요?
A. 2026년부터 정부가 선정한 의료 중심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 중 의료와 간병 필요도가 높은 분들부터 단계적으로 적용됩니다. 모든 요양병원 환자가 동시에 혜택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 아직 대상 병원과 구체적인 신청 방법이 확정 발표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 예산 확정 이후 세부 내용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Q. 부양의무자 기준이 완화됐다고 들었는데, 저는 왜 생계급여를 못 받나요?
A. 일반적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됐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완화된 것이지 완전히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현재 부양의무자의 연소득 1억 3천만 원 초과 또는 일반 자산 12억 원 초과인 경우에만 제외 대상이 되며, 그 아래라면 여전히 부양의무자 기준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중증장애인은 2027년 하반기부터 이 기준이 완전히 폐지될 예정이니 그 시점에 다시 신청 여부를 검토해볼 수 있습니다.
Q. 65세가 넘으면 활동지원 서비스를 아예 못 받게 되는 건가요?
A. 현재는 65세가 되면 노인 장기요양 서비스로 전환되는 것이 원칙이며, 부족한 시간만큼 활동지원 서비스를 일부 추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보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2027년 7월부터는 65세 이후에도 기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계속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뀔 예정입니다. 다만 세부 이용 조건과 지원 시간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아 추후 확인이 필요합니다.
Q. 췌장 장애로 등록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나요?
A. 단순히 당뇨병이 있거나 췌장 기능이 좋지 않다고 해서 모두 장애로 등록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에 여러 차례 인슐린 치료가 필요하거나 인슐린 자동주입기를 사용해야 할 정도로 집중적인 치료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경우에 해당됩니다. 정확한 등록 가능 여부는 치료받는 병원이나 주소지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빠릅니다.
결론
65세 활동지원 서비스 선택권 보장이나 중증장애인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처럼, 오래된 구조적 문제를 건드리는 항목들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방향 자체는 맞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상 이런 발표가 실제 삶의 변화로 이어지기까지는 예산 확보와 법 개정이라는 두 산을 넘어야 합니다.
아직 구체적인 시행 월이나 선정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항목들이 여럿 있습니다. 연말 예산 심의 결과와 관련 법령 개정 공고를 주시하면서, 본인이나 가족에게 해당하는 제도는 미리 주소지 행정복지센터나 국민연금공단에 문의해두는 것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라 권리입니다. 제도를 몰라 신청을 못 하는 일이 없도록 챙기시길 바랍니다.